요즘 아이들에게는 ‘애착 이불’이나, ‘애착 인형’이 있더군요.
저 어릴 때는 없었던 말이라 생소하지만
말이 없었다고 그런 현상이 없지는 않았으리라 여겨집니다.
어릴 적,
누구나 애착하는 물건이나 사람,
또는 애완동물이 있었을테고
그것이 낡고 죽고, 사라지는 과정을 통해
상실과 좌절을 느끼며
삶의 일면을 깨닫기 시작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성인에게는 무엇이 있을까.
어쩌면 우리에게는
‘애착 빌런’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힘들고 지치게 하지만,
버리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것들 말이지요.
폭력을 당하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배우자,
술이나 약물에 중독되어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애정을 쏟아 가꾸고 키워가는
‘애착 빌런’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만날 때마다 기분 나쁘지만
떠나지 못하는 친구나 지인,
더 이상 즐겁지 않은 SNS,
'OO은 이래야 돼.',
'OO은 이래야 해.' 등의 낡은 신념들,
수년 전부터 증오하기 시작했던 그 사건, 그 사람.
나의 외모, 생각, 말과 행동에 대한
내 정성스러운(?) 혐오.
‘나 빌런이요.’ 외치지 않아도
내 사랑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는 빌런들.
야금야금 나의 생명력을 취하며
오늘도 포동포동 살이 쪄갑니다.
이제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날 수 있도록
놓아주어도 되겠지요.
굿데이.
#JheffersonSantos #pexels.com #애착빌런 #라이프가드닝 #라이프가드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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